2007년 발견된 극락전 현판 뒷쪽에 조각되어 있는 복돼지
불국사 황금돼지
경주 불국사 극락전 처마밑 현판 뒤에 숨겨진채 1,200여년을 잠자고 있던 황금 돼지 목조
조형물이 한 관람객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어 2007년 2월 언론에 알려젔다. 불국사 황금돼
지는 길이 50㎝ 가량에 나무로 다듬어져 있으며 황금빛을 띠고 있으나 극락전 정면 처마
밑에 현판으로 가려져 그동안 눈에 띄지 않았지만 최근 존재가 확인돼 관광객들에게 주목
을 받고 있다.
불국사의 극락전은 국보 27호인 금동 아미타 여래좌상이 있는 곳이다. 이 극락전이 중건
된 것은 조선 영조 때인 1750년, 그러니까 257년 만에 황금 돼지가 알려지게 된것이다. 하
필이면 왜 극락전 현
판 뒤 처마밑에 이처럼 황금색을 띤 목조 돼지를 숨겼을까.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두 가지
설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.
불국사를 창건한 김대성이 토함산에 자주 사냥을 다녔고, 곰을 사냥한 그날밤 꿈에 그 곰
이 나타나 '나는 너를 해치지 않았는데 너는 왜 나를 죽였느냐'고 항의한 후 김대성은 살
생을 삼가고 불가에 입문했다는 설이 있다. 따라서 김대성이 불국사를 창건하면서 다시는
살생을 하지 않기로 맹세하기위해 몰래 처마밑에 돼지형상을 만들어 숨겼다는 것.
또 하나는 이 사찰을 중수하던 장난끼 많은 스님이 내림마루나 추녀마루 밑에 용이나 봉
황을 만들어넣는 대신 현판 뒤 처마밑에 몰래 이 돼지상을 만들어 숨겼다는 설화도 있다.
이밖에도 경주지역 향토 사학계의 한 인사는 "대개 사찰을 지을 때 용마루에 잡귀신을 쫓
기 위해 돼지상을 얹기도 한다"고 말했다. 따라서 이 돼지 형상이 고서 서유기에 나오는
저팔계를 형상화한 것으로, 사찰 내 잡귀신을 물리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.
[ 영남일보 2007-02-07]